[마포도토리학교] 4월 - 얘들아! 경의선에서 놀자!

마포에 사는 도토리 친구들이 4월 30일 경의선에서 놀았습니다.

도토리처럼 데굴데굴 구르며 즐겁게 놀았다고 하네요.

아이들 얼굴이 나온 사진 활용에 대해 학부모의 동의를 얻었습니다.

마포도토리 학교 애들아! 다 같이 놀자!! 가 개강했습니다.

환경교육센터가 대흥동으로 이사오면서 지역아이들과 즐겁게 환경체험프로그램을 하고 싶어서 계획한 도토리 학교가 지난 4월 30일 첫 수업을 했답니다. 앞으로 마포도토리학교에 입학한 초등학교 2학년 올망졸망한 15개의 도토리들은 4월-12월까지 월 1회 환경교육프로그램에서 재미나게 환경을 바라보고 느끼고 사랑하는 법을 조금씩 알게 될 것입니다. 지금은 작은 올망졸망 도토리들이지만, 이 도토리들이 자라고 자라서 큰 숲을 이루는 왕도토리나무로 성장할 수 있게 많이 보듬고 사랑해주리라 마음먹었답니다.

 

첫시간. 애들아, 경의선에서 놀자

4월 30일 집에서 가까운 공덕 경의선 철도공원

도토리들은 모이자마자 어디선가 돌을 가지고 와서 정신없이 돌차기를 했답니다. 이번 도토리학교 아이들은 작년 1학년 같은 반 친구들로 구성이 되어서 그 돈독함이란 어마어마했죠^^ 성별을 가리지 않고 수업전부터 신나게 돌차기를 하고 뛰어놀아서 강사선생님은 아주 즐거워했지요. 노는 법을 안다 하시면서 말이에요.

 

엄마랑 빠이. 이제 수업 시작해요.

15명의 도토리들은 시골생활, 자연생활을 잘 모르는 도심도토리들이랍니다. 그래서 자연에서 어떻게 노는지, 뭘 가지고 노는지, 잘 모르지요. 처음에 선생님(아이들이 꾸러기 선생님이라고 별명을 붙여줬네요)이 대만 남아있는 민들레대를 꺾어서 피리 부르는 것을 알려주었죠. 15개의 도토리들이 난리도 아니었지요. 저도 주세요. 저도 주세요... 아마 선생님 많이 정신없었을 듯 해요. 그리고 일제히 얼굴이 터지도록 피리를 불기 시작했답니다. 삐이.삐이... 민들레대로 소리가 나다니... 신기한 체험이었죠. 하도 많이 불어서 입이 쓰다는 도토리양도 있었답니다^^;

 

영산홍 수술 싸움하기

공원 지천에 피어있는 영산홍. 철쭉... 이제 꽃이 떨어지기 시작하는데요. 선생님은 이 곳에서 재미난 놀이를 가르쳐주셨죠. 수술을 떼서 머리카락 끊기 싸움하듯이 수술양쪽을 잡고 끊기 시합을 했죠. 시합에 강한 집착을 보인 남자도토리들 때문에 꽤 오랫동안 수술끊기 시합을 했던 것 같아요.ㅋㅋ 꾸러기선생님은 꽃 꺾으면 안돼!! 꽃 밟지 마!! 이런식으로 이야기 하지 않았어요. 웃으시면서 앞으로 꽃은 꺾지말자. 거기로 들어가지 않았으면 좋겠어.. 이런 식으로 아이들을 달래가며 수업을 진행하시더라고요. 아직 자연이 신기하고 꽃이 예뻐서 가지고만 싶은 아기도토리들은 가지고 싶어도 바라보며 즐길 줄 아는 그런 도토리들이 될 거에요.

 

철도길에서 무슨 소리가?

경의선 철도공원은 예전 다니던 철도길도 조금 남아있어요. 우리들은 주변 돌을 철도길 위에 한줄로 늘어놓기도 했고, 철도길에 그림도 그리기도 했어요. 철도길에 귀를 기울이고 선생님이 멀리서 퉁퉁치는 돌소리의 울림도 들을 수 있었죠. 도토리들이 올망졸망 붙어서 철길 소리를 듣는 게 너무나 예뻤답니다.

꾸러기 선생님. 이게 뭐에요? 루뻬??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루뻬를 나눠주었어요.

루뻬를 처음 보는 도토리들은 신기해했죠. 루뻬는 작은 물체를 크게 보는 목에 거는 돋보기에요. 뚜껑이 있어서 속에 씨앗이나 작은 곤충을 넣고 관찰할 수도 있는데, 이번에는 밑 뚜껑은 빼고 직접 식물이나 곤충을 관찰할 수 있게 자유시간을 주었어요. 벚나무껍질을 유심히 보는 도토리, 예쁜 꽃 속을 관찰하는 도토리. 땅에 기어다니는 개미나 벌을 관찰하는 도토리들도 많았지요. 그리고, 벚나무기둥에 무당벌레가 낳은 무당벌레알도 관찰했어요. 너무나 신기해했답니다. 절대로 만지지 않고 관찰만 한 도토리들이 어찌나 대견하던지요.

 

경의선 공원에서 나만의 새싹도감을 만들었어요.

이제 도토리들의 엄지손가락만한 잎이나 꽃을 찾아서 도토리 새싹도감을 만들 차례였어요.

예쁜 꽃도 따고 싶지만 꾸욱.. 참고 잎이나 풀들은 찾아 헤매는 도토리들... 자기가 찾은 소중한 잎들을 투명시트지에 붙이고 조심조심 새싹도감을 만들었어요. 오늘 학교 가는 도토리 아이들 책가방을 보니 대롱대롱 매달고 가더라고요^^

줄넘기도 떼구르르 구르며 잘 하던 도토리들... 언제가니??

선생님이 가지고 오신 줄로 줄넘기도 하고요. 도심 숲속에서 노는 방법을 하나둘 알아차린 도토리들. 집에 가서 엄마아빠한테 이것저것 조잘조잘 설명해줘서 아빠들이 무척 놀랐다네요. 이곳 또 와도 되요? 또 오고 싶어요.^^ 배시시 웃으며 뛰어가던 도토리들이 눈에 선하답니다. 조릿대젓가락으로 과일도 먹으면서 너무 신나하는 도토리들한테 두시간은 너무 짧은 시간이었지요. 놀고 또 놀고 또 놀고... 나중에는 도토리 엄마들이 도토리들은 데리고 갈수밖에 없었답니다^^

 

도토리들아 건강한 모습으로 5월 창경궁에서 보자^^

 

글/사진/담당 (사)환경교육센터 모두를위한환경교육연구소 연구원 안창연

강사 (사)환경교육센터 생태환경강사 모임 초록뜰 이미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