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인터뷰] 판교생태학습원 하동근 원장

[초록 인터뷰]

 


판교생태학습원 하동근 원장

 







 

(사)환경교육센터 소식지를 통해 만나는 두번째 초록 인터뷰 주인공은 판교생태학습원의 하동근 원장님이십니다. 역동적으로 꿈틀대는 생명이 넘치고 생태시민이 넘쳐나는 판교생태학습원을 기대하며 힘찬 발걸음을 시작하신 하동근 원장님을 만났습니다.

 

● 먼저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이번에 판교생태학습원장으로 부임한 하동근입니다. 저는 70년대 중반부터 성남지역운동을 지속해온 성남지역활동가라고 하겠습니다. 80년 성남에 처음으로 ‘운동체로서의 YMCA’를 창립, 활동하고, 기독사회운동, 성남문화연구소 설립, 성남환경운동연합 의장, 성남사회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장, 성남문화연대 대표, 2002년부터 성남시립병원설립운동본부 대표, 그리고 대안학교로서 ‘이우중고등학교’ 설립자모임 대표 등 지역의 다양한 영역에 참여 해 활동 해오고 있습니다. 성남이라는 도시가 인공도시, 신흥도시라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서 수원 안양 부천 등과는 또 다른 다양한 도시문제를 가지고 있고 이에 조응한 부문별 계층별 운동들이 활발한 편입니다. 1971년 8월 10일 12만 인구 중 5만이 싸움에 나섰던 광주대단지 사건에서부터 현재 13년째 계속되고 있는 시립의료원 설립운동까지의 흐름의 중심에 있어온 지역운동의 1세대로서 지역운동의 맥락을 세우고 조정하는 역할에 충실하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이번 판교학습원에의 참여도 큰 틀에서 지역에 생태적 감수성을 확산하고 지역운동에 생명. 생태적 가치를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성남지역을 기반으로 오랜 기간 활동하셨는데요. 활동하시면서 기억에 많이 남는 이야기(사례)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1976년 4월 11일은 서울대 김상진열사사건 1주기 되는 날이었지요. 김상진열사의 할복사건은 명동민주구국선언의 계기가 된 사건으로 안정기에 들어섰던 유신정권의 입장에서는 철저하게 침묵 속에 가둬둬야 할 사건이었습니다. 서울의 추모모임은 조직단계에서부터 모두 차단돼버렸습니다. 성남에서라도 추모집회가 열려야 되지 않겠는가? 몇몇이 모여 집회를 조직하기 시작했습니다. 강연은 함석헌 선생과 문익환 목사가 맡아주시기로 했고 지역의 종교인 중심으로 역할을 분담했습니다. 장소를 구하는 것이 가장 큰 난관이었는데 모든 교역자들이 단독으로 구속되는 것은 감당할 수 있겠지만 교회나 성당이 탄압받는 것은 어렵겠다고 했지요. 결국 10여 평이 조금 넘는 이해학 목사의 주민교회가 장소를 내 놓았습니다. 그리고 디데이 2~3일전 정보기관은 사건을 알아차리게 되었고 함선생님과 문목사님은 가택연금, 이해학 목사님은 정보기관에 끌려가셨지요. 제가 목사님 댁을 방문하기 바로 5분 전이었습니다. 목사님 사모님은 황망한 표정으로 빨리 몸을 피하라고 손을 흔들어 대셨습니다. 당시 방위병이었던 저로서는 사건의 주모자로서 상당히 곤란한 처지였습니다. 다행히 이목사님의 기지로 군사재판은 없던 걸로 되었고 김상진 열사의 유언이 담긴 유인물은 성남행 버스들에서 살포되었습니다. 당일 주민교회주변은 전경들로 몇 겹 포위되어 현장에는 한 사람도 들어가지 못한 채 끝납니다. 실패한 사건이었지만 유인물을 관심을 가지고 읽어보던 성남시민들을 생각하면 그렇게 소득 없이 끝난 일도 아닌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저에게는 아슬아슬하면서도 인생의 변곡점으로서 지역운동에 매진하게 한 계기가 되었던 잊을 수 없는 사건입니다.



판교생태학습원 원장으로서 앞으로의 기대와 활동각오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판교생태학습원은 잘 기획된 생태교육전시물들과 교육프로그램들, 그리고 잘 조직된 자원봉사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는 훌륭한 생태교육시설입니다. 환경교육인프라가 취약한 국내 사정을 감안하면 매우 소중한 기관이 아닐 수 없습니다. 성남시의 입장에서 보면 연간 12만 명이 넘는 아이들과 가족들이 전시를 체험하거나 교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도시 이미지를 브랜딩 하는 몇 안 되는 시설이 됩니다.

아직 정확한 분석이 덜되어 임의적이긴 하지만 두 가지 운영방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첫째는 지역의 환경운동, 생태교육 조직들과의 유기적인 연대를 통한 생태허브기능을 시도해 보자는 일입니다. 민간위탁이라는 기구성격상 민관거버넌스가 가능한 조직이 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합니다. 지역 내 분절화된 기구들을 묶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조직은 지역 내에서는 “오래된 미래” 이지만 아직도 ‘미래’일 뿐이니까요. 두 번째는 학습원 운영에 소셜마케팅 전략을 도입하는 일입니다. 우리 학습원프로그램들은 무료로 운영됩니다. 저는 무료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운영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라고 몸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요인이 있을 터이지만 어렵게 참여한 사람들을 객체화하고 공급하는 프로그램의 질을 싸구려로 받아들이는 인식형태가 바탕에 깔려있다는 것이 중요한 이유가 됩니다. 따라서 참여자들의 자발성을 끌어내고 프로그램의 질에 감동할 수 있는 프로그램 외적인 장치들이 필요한데 그것을 소셜마케팅이라는 전략으로 풀어보겠다는 생각입니다. 사회운동과 시민운동의 영역에도 시사 하는 바가 있는 모델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역동적으로 꿈틀대는 생명이 넘치고 생태시민이 넘쳐나는 판교생태학습원이 될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2015. 5. 12(화) 

 

*판교생태학습원 홈페이지 가기 >> http://www.pecedu.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