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환경교육이야기-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축제를 여는 라온후제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축제를 여는 라온후제


이창국(사당중학교 환경동아리 지도교사)


 


지난 10월 21일 목요일. 학교의 축제는 9시에 시작되지만 라온후제 친구들은 남들보다 1시간 일찍 학교에 등교해서 과학실에 모여 체험마당을 찾아올 친구들을 맞이할 준비를 하느라 분주했다. 이들이 준비한 코너는 모두 여섯 마당.


가장 인기가 높았던 마당은 ‘주스 만들기 체험마당’과 ‘소시지 구이 체험마당’이다. 주스 만들기 체험은 자전거발전기를 돌려서 전기를 일으켜 발생한 전기로 믹서기를 돌려서 주스를 만드는 체험이다. 바나나 반 개, 요구르트 한 개를 믹서기에 넣고 자전거발전기의 페달을 힘차게 2분 정도 밟아주기만하면 믹서기가 돌아가 맛난 주스가 만들어진다. 소시지 구이 체험은 파라볼라 태양열조리기로 햇빛을 모은 열로 후라이팬을 달구어 소시지를 굽는 체험이다. 축제 전날 점심시간에 많은 학생이 오가는 통로에 자전거발전기를 가져다 놓고 전기를 일으켜 카세트 녹음기에서 즐거운 음악을 내보내기도 했다. 체험마당을 안내하기 위해서이다. 이 체험마당 참가는 공짜가 아니었다. 이 마당에 참여하려면 폐휴대폰이나 폐건전지 수거에 참여해야한다. 하지만 폐휴대폰, 폐건전지를 구하지 못한 친구들을 위해서 다른 체험마당의 활동을 통해 얻은 기회를 사용할 수도 있게 했다. 축제 때 수많은 학생들이 자신의 힘으로 주스기를 돌려서 만든 주스를 마시며 만족해했고, 예정된 시간 전에 준비한 소시지가 모두 동이 나서 체험을 하기 위해서 온 친구들을 모두 먹이지 못하고 돌려보내야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다른 마당인 ‘기후변화 방지 다트게임’은 기후변화 방지를 위해서 우리가 해야 할 생활과 하면 좋지 않은 생활에 각각 점수를 부여한 다트판에 자석 핀을 던져서 얻은 점수를 합산하는 게임이다. 이 게임도구는 2년 전에 환경부 직원들이 북한산 입구에서 등산객들에게 마련한 행사를 보고 자석 칠판과 자석 핀을 구입하여 제작한 한 것이었다. 기준 점수 이상이 되면 상품을 받을 수 있게 하였고, 주스 만들기 체험이나 태양열조리 체험을 할 수 있게 하였다. 매년 많은 학생이 참여하여 인기가 좋다.


‘에너지 보드게임’은 환경교육센터에서 제작한 것을 2년 전에 2개 구입하고 환경교육센터에서 놀이 방법을 배워 와서 진행하였다. 단원들 사이에 놀이 방법을 전수하여 축제 때마다 운영하고 있는데 놀이를 하면서 에너지 절약의 마음을 갖게 한다. 코너를 찾은 학생들에게 보드 게임방법을 알려주고 단원과 놀이를 하여 단원을 일정 기준 이상으로 이기면 상품을 받을 수 있게 하였고, 주스 만들기 체험이나 태양열조리 체험을 할 수 있게 하였다.


‘EM비누 만들기 체험’은 비어 있는 우유곽 안에 EM배양액에 녹인 가성소다(수산화나트륨) 수용액을 넣고, 폐식용유를 넣어 저어주어 비누를 만들어 가져가는 체험이다. 30분 이상을 저어주어야 비누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다소 인내가 필요한 체험이지만 꾸준히 참가자들을 받아서 매년 30명 이상이 참가하고 있다. 만들어진 비누는 한 달간 과학실에 보관되었다가 만든 이에게 전해져서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축제를 준비하기 위해서 라온후제 친구들은 그동안 기후변화, 에너지 자원, 물, 오염물질, 생태계 위기, 식량 문제 등 인류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문제들에 관하여 독서를 하고, 영상자료를 시청하였다. 그리고 체험 마당을 찾을 학생들을 맞이하기 위해서 코너별로 담당자를 정해서 자기가 담당할 코너에 대하여 준비물도 챙기고, 진행을 위해 충분히 방법을 익히기도 하였다. 축제를 진행하는 내내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자신들의 노력이 참가한 학생들에게 전해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였다. 이들의 노력으로 지속가능한 세상을 위한 세상살이 방법이 얼마나 전파되었는지는 모른다. 지속가능한 미래를 살아가기 위해서 어떤 생각을 가져야 하고, 어떤 실천들이 따라야 하는지를 체험마당을 통해서 잠시라도 생각해볼 기회를 마련했다면 축제를 준비하고 진행하는 보람이 남을 것이다. 내년에는 ‘콩주머니 만들기’체험을 통해서 되살림을 배우고 큰 재미를 얻는 코너를 함께 열어갈 생각이다.


* 라온후제는 5년전 사당중학교 환경과학반 학생들이 찾아낸 순우리말 ‘즐거운 미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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