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새 선생님의 일본환경교육 이야기12 - 환경교육의 전진기지, 환경교육센터

환경교육의 전진기지,환경교육센터

 

오창길(사)환경교육센터 소장)

환경교육센터와 환경교육진흥법

지난 10월부터 6회에 걸쳐서 ‘환경교육센터링’이라는 아카데미를 진행하고 있다. 환경교육진흥법의 주요골자인 환경교육센터의 운영과 실태를 진단해보고자 해서 기획되었다.



지금으로부터 11년 전 독일 와덴해에 있는 슐레스비히 홀스타인갯벌국립공원의 ‘물티마’라는 네이쳐센터를 방문한 적이 있다. 그 센터의 프로그램과 전시를 보며 갯벌에 대한 그들의 연구와 애정이 듬뿍 느껴져서 많은 부러움을 뒤로하고 돌아온 기억이 있다. 그 후로도 지금까지 네이쳐센터를 방문하는 것은 무척 흥분되고 기대되는 일이다. 국립공원 등을 비롯한 자연속의 네이쳐센터는 그 지역의 자연의 가치를 파악하고 실내외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다.

우리가 이야기하는 환경교육센터는 ‘환경교육시설’을 의미한다. 그곳은 환경교육이 진행되고 기획되어지는 여러 가지 시설과 기관이다. 프로그램과 장소에 따라 에코센터, 네이쳐센터, 비지터센터, 자연탐방센터, 생태학습원, 환경교실 등으로 이름도 다양하다. 운영주체에 따라서 국립형, 공립형, 사립형 등으로 나눠지기도 한다.

2008년 ‘환경교육진흥법’ 제정으로 환경교육센터 지정· 운영에 대한 자치단체의 책무가 명기되었으며, 환경교육진흥법의 제16조(환경교육센터의 지정)에 따른 환경교육센터의 기능은 다음과 같다. 환경교육교재의 개발 및 보급, 환경교육 전문 인력의 양성 및 활용, 환경교육기관이 실시하는 환경교육에 대한 지원, 그 밖에 환경교육의 진흥을 위하여 환경부령으로 정하는 사업 등을 말한다.

환경교육진흥법 제정 이전에도 지자체에서는 다양한 환경교육센터를 운영한 사례가 우리나라에도 여러 곳 있다. 특히 ‘도봉환경교실’은 8년째 도봉구에 있는 본센터가 위탁운영하고 있는 구립환경교육시설이다. 연간운영비 1억 원(인건비포함)을 들여서 45평의 시설에서 연인원 1만 명 정도의 환경교육을 책임지고 있다. 기초지자체가 환경교육센터운영을 예산문제로 고민을 한다면 도봉환경교실의 사례연구는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다.

환경교육진흥법은 중앙정부(제5조 ①항)와 광역지방자치단체가 각각 환경교육종합계획과 지역환경교육종합계획을 매 5년마다 수립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현재 광역지방자체단체 중에서는 서울특별시, 충청남도, 경상남도, 제주도, 인천광역시, 경기도, 대전광역시(2011년 말 완성) 등이 지역 ‘환경교육종합계획’을 수립하였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환경교육진흥법의 중요한 내용인 환경교육센터 지정과 관련해서 시민사회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서 센터의 설립과 지정, 운영에 대해서 그동안 민간에서 진행된 경험과 실천을 함께 안고 가야하지 않을까 싶다.

 

일본의 환경교육센터

일본도 ‘환경 교육 추진법’이 2004년부터 시행되었고 9조에는 ‘환경보전 의욕 증진을 위한 거점 기능’이 명시되어있다. 일본 전역에 있는 공사립 환경교육센터가 환경교육에 대한 시민교육을 담당하고 있으며 다양한 시설 등이 지정 운영되고 있다.

2005년 일본에서는 환경교육센터간의 네트워크조직인 ‘환경학습시설 네트워크’가 결성되었다. 그 배경에는 2004년 환경교육추진법이 시행되었다는 것, UN에서 2005년∼2014년을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한 환경교육의 10년」을 선포한 것과 관계가 깊다.

네트워크에서는 환경학습시설에 대한 조사(2007년)를 하였는데 환경교육센터가 전국적으로 313개가 분포되어 있는 것으로 발표하였다. 일본에서 환경교육의 학습·정보수집·발신·지원기능을 가진 다양한 형태의 환경교육센터는 자연형 시설· 도시형 시설· 박물관시설· 정보·교류계시설 등 4가지 형태로 분류가 가능하다.

이런 시설 중에서 ‘자연관찰의 숲’으로 대표되는 자연계시설은 80년대에 조성이 되었고, 도심권에 가까운 마을숲에 10곳이 만들어져 청소년과 시민들의 환경교육거점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한편, 도쿄도는 23개 자치구에 26개의 환경교육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그 중에서 메구로구의 ‘메구로 에코플라자’는 다른 구보다 이른 1993년에 개설된 시설이다. 여러 가지 시설이 들어가 있는 복합 시설의 일부를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며, 센터의 운영은 현재 구의 외곽단체인 ‘에코라이프 메구로추진협회’가 운영하고 있다. 메구로 에코플라자는 13명의 직원이 있으며 공무원 2명, 11명의 협회 직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리사이클숍의 상품은 3만5천점 정도가 있고 매년 1만 명 정도의 구민이 이용을 하고 있다. 리사이클 숍의 수익금을 통해서 벽면녹화에 쓰는 여주를 구민에게 나눠주어 ‘녹색 커튼사업(벽면녹화)’를 독려하고, 초등학생을 위한 환경학습용 교재제작, 태양광과 풍력발전 모형제작, 유네스코협회에 기부하는 등의 일을 하고 있다.

이 외에도 사립형인 도쿄가스가 운영하는 ‘환경에네르기관’은 1998년 설립되었고 도쿄와 요코하마의 학생들이 가장 많이 찾고 현재 150만 명의 방문객이 찾는 유명한 환경교육시설이다. 직원이 35명이고 건립비용이 500억, 연간 운영비가 50억 이상이 들어가는데 전부 무료로 운영되고 있다.

그동안 우리는 다양한 사회적인 환경갈등에 수많은 시간과 경비를 지출해야만 했다. 환경문제에 대한 올바른 시민교육과 학교교육이 있었다면 자연과 환경을 이용의 대상이 아니라 함께 공존하는 의식이 더 넓게 자리 잡았을 것이다. 환경교육의 전진기지 환경교육센터와 같은 전문시설에서 좀 더 많은 환경교육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며, 환경의식의 수준을 높이 올릴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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