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교육실천코너 - 지속가능한 우리 동네 만들기 프로젝트



지속가능한 우리 동네 만들기 프로젝트


- 에너지를 중심으로 살펴보기 -



인천 서창초등학교

교사 설 희 순


지속가능한 우리 동네... 그리고 동네 선생

인천의 남동쪽 끝자락에 위치한 서창동은 아직도 논과 밭이 어우러져 있는 시골스런 동네이다. 대로(大路)로부터 쑥 들어와 아늑하게 옹기종기 모여 사는 동네 초등학교로 올 초 전근을 왔다. 1분 1초에 동동거렸던 아침이 학교가 가까운 덕에 훨씬 여유로워지긴 했다.

하지만 불편함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사는 동네 학교의 선생을 택한 것은 지역의 아이들을 책임감을 갖고 감히 잘 키워보겠노라 했던 나의 당돌한(?) 생각 때문이었다. 지역의 아이들을 지역의 모든 주체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 키워내는 동네. 그 속에서 우리의 아이들이 자기가 살고 있는 동네의 사람과 꽃과 나무와 새를 알고, 앎으로 써 자신과 관계 맺기를 하게 되고 그럼으로써 자신이 살고 있는 동네를 가슴으로 사랑하게 되기를 바란다.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야 미래도 그려보고 꿈도 꿀 수 있는 것이다.

어른들에 의해 만들어가는 동네가 아니라 우리의 아이들도 주체가 되어 지속가능한 동네를 만드는데 한 몫을 하는 아이들로 자라길 바란다.

그러기에 나는 아이들에게 동네 공부를 하게 지도하고 싶었다.

그 첫 번째가 “에너지를 중심으로 살펴 본 지속가능한 우리 동네 만들기 프로젝트”였다.




 

글로벌 에너지 리더 원자력 ?

6학년 사회에서 ‘지속가능한 발전’에 대해 배우긴 하지만 아이들에겐 뜬 구름 잡는 이야기처럼 들린다. 어떻게 재구성해서 가르쳐 볼까 고민하고 있던 차에 2011년 일본 후쿠시마에 있는 원자력 발전소 폭발사건이 터졌다.

원전 사고로 전 세계가 에너지 정책에 대한 점검과 고민을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하게 하고 있는 이 때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몇몇 나라는 풍요로움과 편리함을 가져다주는 에너지의 대안으로 원자력에너지를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원자력의 위험성을 바로 알리기보단 생활 속에서 원자력 문제를 끌어 내 보려고 하였다. 늘 당연하게 쓰고 있는 전기에너지의 많은 부분이 원자력 발전소에서 만들어지고 있다는 사실과 구체적인 경로를 지도에서 눈과 손으로 짚어가며 알아보게 하였다. 그리고 우리 주변의 여러 가지 에너지와 원자력이 미래 에너지의 대안이 될 수 있는지를 검토해 보았으며 모든 인류에게 이로운 지속가능한 에너지는 무엇인가에 대해서도 함께 알아보고 그것이 실현된 우리 마을도 상상하여 그려보았다.

아래의 표는 아이들과 함께한 수업의 흐름도이다.






































차시


주제


활동


1


우리 동네 전기는 어디서 왔을까?


-에너지 모둠으로 앉아 모둠 이름 짓기

-우리들의 활동에 얼마나 많은 에너지가 쓰일까?

-우리 집 전기가 어디에서 오는지 알기

-사진 자료: 우리 생활 가운데 전기에너지 사용


2


헥헥 핵! 그게 최선!


-(주)한국수력원자력 영상 보고 주장근거 파악하기

-핵발전 정책에 대한 PPT보기


3


지구를 살금살금,

지속가능한 에너지


-여러 가지 재생 가능 에너지에 대해 알아보기

-한수원 영상에 대해 분석해 보기(모둠토론)


4~5


지속가능한 우리 마을 그리기


- 우리 모둠이 그리는 미래의 우리 마을 모습


6~7


지속가능한 에너지(실습)


-태양열 조리기 만들기


8


지속가능한

마을을 꿈꾸며


-나의/우리집 환경선언하기

-우리 집 전기세는 어떻게 계산되지?

-알뜰시장 준비하기 및 모둠 탐구과제 발표 준비


9~10


자! 지금부터 시작이야~


-모둠별 발표

-바꿔쓰고 나눠쓰는 알뜰 시장

-프로젝트 수업 평가하기



1. 우리 집, 우리 학교, 우리 동네에서 불필요하게 사용되는 에너지 조사하기

2. 우리 집, 우리 학교, 우리 동네의 화석 에너지 절감을 위해 필요한 방법 및 대체 에너지 적용 방법 탐구하기



지속가능한 마을을 꿈꾸며...

이번 수업 중에 아이들과 함께 본 자료에서 나온 말로 “현재 또는 미래세대의 안녕을 위태롭게 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경제적 목표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독일 환경장관 뢴트겐의 말에 아이들도 그 말의 의미를 이해했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재생가능 에너지를 이야기하는 시간엔 다양한 사진과 실물을 보여주었고 집에 있던 자가 발전후레쉬 2개를 가져와 직접 후레쉬의 불을 밝혀보니 아이들은 신기해하며 서로 만져보고 작동해 보려고 눈빛이 반짝였다. 미술 시간을 이용해서는 ‘우리 모둠이 그리는 미래의 우리 마을 모습’을 그려봤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수업의 하이라이트는 스티로폼 박스와 우드락을 이용하여 태양열 조리기를 모둠별로 만든 것이었다. 만든 태양열 조리기를 들고 달걀을 삶기 위해 학교 옥상으로 올라가니 아이들은 옥상에 올라온 것만으로도 환호성을 질렀다. 학교 옥상에 6개의 태양열 조리기를 놓고 달걀 40개를 각각 나누어 넣었다. 한 군데에는 검은 냄비를 가져와 그 안에 넣고 유리 뚜껑으로 닫아 두었다. 2시간 후 가서 달걀을 가져와 먹으면서 아이들은 너무나 신기해하고 좋아했다. 말로만 듣던 태양의 힘으로 음식을 익히다니... 막연한 지식이 믿음으로 다가오는 순간이었다.

프로젝트 수업 마지막 날엔 모둠별 탐구주제를 다양한 형식으로 발표하였다. 그리고 에너지와 자원의 순환을 몸소 체험하는 알뜰시장도 열었다.

알뜰 시장은 아이들과 해마다 하는 것이지만 언제나 대만족이다. 자신의 물건과 바꾸었으면서도 더 필요한 무언가를 공짜로 얻은 듯한 기분이 느껴지나 보다.

5일이지만 아이들과 에너지를 중심으로 우리 동네를 집중적으로 생각한 시간이었다.

그 사이 아이들이 훌쩍 커버린 것 같다. 그리고 서로 간에도 더욱 친해지고 우리 동네하고도 더 친해진 느낌이다.

아이들이 오늘의 이 마음으로 원자력의 위대한 힘 속에 가려진 엄청난 위험성을 알아내고 그것을 뛰어넘는 지속가능 에너지가 실현되는 우리 동네, 우리 사회를 꿈꿀 때 그것은 꿈이 아닌 현실로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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