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새 선생님의 일본환경교육 이야기 10 - 일본의 에코캠퍼스 운동을 통해서 배우는 교훈

일본의 에코캠퍼스 운동을 통해서 배우는 교훈


오창길 I (사)환경교육센터 소장



2000년 독일의 프라이부르크대학을 방문했을 때 무엇보다도 놀라웠던 것은 대학도서관에 셀 수 없을 만큼 세워져있는 자전거였다. 태양광, 생태하천 등 도시전체의 환경실천과 더불어 대학에서의 실천을 한눈에 가늠할 수 있었다. 필자가 다녔던 도쿄학예대학도 대다수의 대학구성원이 자전거와 도보로 출퇴근하며, 학교숲 운동에 참여하는 모습에서 예비교원을 양성하는 대학이 정말 필요한 소양을 길러주고 있다고 생각했다.


독일 라인란트팔트주에 있는 트리어대학의 비르켄펠트 환경캠퍼스는 온실가스를 조금도 배출하지 않는다. 캠퍼스에서 필요한 전기와 열을 모두 재생가능 에너지로 조달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미들베리대학에는 대학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제로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 탄소중립위원회가 활동하고 있다.


국내대학의 경우는 '2007 에너지 사용량 통계'를 토대로 대학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조사한 결과, 국내 76개 대학이 배출한 이산화탄소는 91만3000톤이다. 2007년 대학이 소비한 에너지양은 2000년에 비해 84.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 전체 총에너지 소비량 증가율(22.5%)보다 월등히 높다.


일본정부는 2020년에 1990년과 비교하여 25%의 온실효과 가스 삭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래를 짊어지는 젊은 세대를 배출하는 대학에 있어서 이산화탄소배출량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이다.


대학생들이 생활하는 캠퍼스를 큰 실험실이라고 생각하고 대학이 사회에 솔선해서 새 기술·새 시스템을 도입하고, 온난화방지를 촉진해야한다는 일반인들의 감정과는 반대로, 대학은 사회보다도 뒤지고 있다.


대학사회는 기업과 달리 의사통일이 어렵기 때문에 학생·교직원등 다양한 주체가 대학의 환경정책을 자기 자신의 문제로서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대학생활을 통해서 환경의식을 따라 깊게 해주었으면 한다.


일본의 대학생이 중심이 된 환경단체가 있다. 전국청년환경연맹(약칭 이하 에코리그)은 1994년 발족한 환경단체이다. 에코리그는 다양한 환경문제를 직시하고 행동하는 일본의 대학생 서클을 네트워크 하여 환경활동보전을 활성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며 현재 300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도쿄학예대학 숲으로 조성된 등교길                                      에코리그 마크


에코리그는 Campus Climate Challenge 실행 위원회를 두어 2009년부터 에코캠퍼스 랭킹을 발표하고 있다. 전국대학에 설문지를 통해 세 가지 영역에 걸쳐서 조사하여 에코랭킹을 발표하였다. 첫 번째 CO₂배출(에너지사용량), 둘째는 환경대책부문, 세 번째는 환경교육부문이다. 환경대책분야에서 태양광⦁ 풍력에너지도입, 그린환경증서실시, 에너지 절약형 조명도입, 조명 자동제어, 옥상·벽면녹화의 도입, 학생·직원 순찰에 의한 소등, 신축·개수로 인한 에너지 절약 대책, ISO14001 등의 기준을 지표로 삼고 있다.


2009년 국공립대학 부문 1위는 이와테대학이다. 학장직속의 환경경영추진본부를 2006년에 설치하여 매년 CO₂배출량을 전년도대비 1% 삭감하자는 목표를 정하여 달성을 위해 계획을 수립하여 학과별로 추진⦁점검하고 있다. 「ISO14001」의 인증취득을 목표로 환경성의 이산화탄소 국내배출량거래제도에 국립대학으로는 처음 참가하였다. 수도관의 누수개소를 수리하여, 냉각수를 순환식으로 한 결과 2008년도 물 사용량이 5년 전에 비해 42.5%가 줄었다.


2008년부터는 학생들의 자발적인 움직임이 본격화되어 환경경영학생위원회가 세워지고, 쓰레기분리수거조사 홍보물을 배부하고 있으며, 대학의 환경보고서 작성에도 참가한다.


한편 사립대학에서 1위는 요코하마시에 있는 페리스여학원대이다. 2001년부터 에코캠퍼스를 꿈꾸며 시설정비를 진행하였다. 높이 15미터의 붉은 풍력발전기가 운동의 상징이 되었다. 태양광과 풍력을 발전하여 가로등을 설치하였고, 우수활용 화장실도 도입하였다. 체육관에는 마루에 파이프를 통하여 외부의 공기를 넣어주어 온도를 조절하고 있다. 대학식당의 음식물쓰레기를 사료화하고 2008년부터는 폐유를 버스연료로 사용하고 있다.


2002년에는 학생 단체 에코캠퍼스연구회가 발족하여 시설정비를 검토하고 건축위원회에 참가하며 비오톱조성에도 힘을 쏟는다.


에코리그와 같은 청년환경단체가 태동되어 대학본부중심에서의 에코캠퍼스운동에서 벗어나 대학인 스스로가 대학 내에서의 환경문제를 살펴보며, 해결점을 찾고 전국적으로 네트워크를 만들고자 하는 노력을 보면서 우리나라에서 펼쳐지고 있는 그린캠퍼스운동이 좀 더 대학구성원이 중심이되어 펼쳐져야 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하게한다. 대학인 스스로가 대학내의 환경문제의 주인으로서 선언차원의 운동에서 벗어나 중요한 축이 될 것이며 그러기위해서는 환경과목의 필수이수와 환경봉사활동 참여등과 같은 인식증진과 실천을 병행하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우리 사회에 만연되어있는 스펙쌓기 문화중 한가지로 환경봉사활동이 머무른다면 진정한 에코캠퍼스운동의 앞날은 요원할 것이다.


 


 에코리그 집회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