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와 함께 한 즐거운 치자염색!
“아빠! 조물조물~ 이거 보세요!” 27개월 된 딸 봄이가 환경교육센터에서 치자염색 한 손수건을 들고 쪼르르 달려가 아빠에게 이야기 하는 모습을 보고 얼마나 흐뭇하던지^^ 하루하루 세상을 알아가는 봄이에게 무언가 재미있고 의미 있는 꺼리를 만들어주고 싶은 게 요즘 봄이 엄마의 행복한 고민이다.
넘쳐나는 핸드폰 스팸 문자 속에 발견한 “환경교육센터에 회원프로그램”이 얼마나 반갑던지. 봄이 아빠는 출장이라 함께 못가지만 봄이랑 둘이 여기 저기 다닌 터라 전화로 신청을 했다. 홈페이지에 약도를 확인하고 봄이에게 “봄아 내일 109번 버스타고 환경교육센터가서 천연염색하자!”라고 이야기했다. 마침 요즘 물감놀이에 재미를 붙인 터라 천연염색에 대해 이야기를 해줬다. 요즘 부끄러움을 타는 봄이에게 여러 번 이야기하고 두근두근 토요일을 기다렸다.
날씨 좋은 놀토. 헉!.. 이런 늦잠이다. 일단 가기로 맘먹고 봄이에게도 여러 번 이야기했으니 가긴 가야하는데.. 이거 지금 가면 끝날 시간 같다. ‘시간이 안 되면 인사동을 가든지 미술관을 가든지 뭐. 모처럼 먼 외출 한번 가보자!’ 하는 마음으로 뒤늦게 버스에 탔다. 그래도 전화는 해줘야할 것 같아서 환경교육센터에 전화를 해서 늦을 것 같다고 이야기를 하니 너무도 친절하고 다정하게 “애기 데리고 오시기 힘드시겠어요. 천천히 오세요.” 하면서 오는 길을 친절하게 알려주셨다. 게다가 버스에서 내려서 길을 못 찾아 헤매다 다시 전화를 했더니 친절하게 마중까지 나와 주셨다. 얼마나 고맙던지!
오랜만에 찾은 환경교육센터에는 회화나무가 잘 자라고 있었고 마당에는 질경이며 여러 가지 풀들이 사이좋게 자라고 있었다. 빨랫줄에는 고운 치자물이 든 손수건이 사이좋게 널려있었다. 치자염색을 마친 다른 회원들은 공간에 들어가서 엽서 만들기를 하는 중이였다. 우리는 친절하고 예쁜 간사선생님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면서 재미있게 치자염색을 했다. 치자를 물에 넣어 손으로 비벼서 색을 내고 채에 걸러 고운 치자물을 받아냈다. 그 다음 흰 손수건을 고무줄로 묶어서 조물조물 물을 들이고 맹물에 조물조물, 백반 물에 조물조물, 맹물에 조물조물~ 이 과정을 세 번을 하고는 물기를 꼬옥 짜고 빨랫줄에 널었다. 간사님이 간간히 사진을 찍어주셔서 너무 고마웠다. 봄이에게 사진을 보여주니 “조물조물~”하면서 냉장고에 붙여놓은 치자물 손수건을 가져왔다. 봄이에게 아주 소중하고 행복한 기억으로 남은 것 같아 기분이 참 좋았다.
매달 둘째 주 토요일에 회원대상 교육이 있다고 한다. 집에 오자마자 8월 달력을 넘겨 둘째 주 토요일에 별표시를 해두었다. 아마 그날도 봄이랑 둘이 갈 것 같지만 너무 기대된다. 그날은 일찍 서둘러서 늦지 말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