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높이 환경 이야기] 수영 잘하는 북극곰이 익사한다고요?
북극의 빙하
빙하 녹아 쉴 곳 찾을 수 없기 때문
30년 동안 북극 얼음 12% 사라져
[눈높이 환경 이야기] 수영 잘하는 북극곰이 익사한다고요?
4월
08
2008
By site manager
캐나다 북부의 허드슨에는 ‘처칠’이라는 작은 마을이 있어요. 이 곳은 사람이 사는 마을 가운데 유일하게 북극곰을 볼 수 있는 곳이랍니다. 겨울이 되면 이 곳으로 북극곰들이 몰려와요. 이들은 마을 어귀를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니다가 북극해를 헤엄쳐 북극으로 간답니다.
그런데 요즘 들어 북극곰들이 헤엄을 치다 물에 빠져 죽는 일이 늘어나고 있어요. 북극곰이 헤엄을 못 쳐서 그렇다고요? 아니에요. 북극곰은 수영을 아주 잘 해요. 25 km 정도는 거뜬하게 헤엄친답니다.
그럼 무엇 때문일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북극의 빙하가 녹아서 그래요.
덩치가 커다란 북극곰은 물고기나 바다코끼리 등을 잡아 먹는데, 물개를 특히 좋아하지요. 살아 움직이는 먹잇감을 찾는 게 쉬운 일은 아니어서, 먼 거리를 헤엄쳐야만 하지요. 이렇게 헤엄쳐 다니다 힘이 빠지면 얼음 덩어리 위에서 쉬곤 해요. 얼음 덩어리 위에서 먹이를 먹기도 하지요.
차가운 바다 위에 둥둥 떠다니는 큼직한 얼음 덩어리. 그 얼음 덩어리가 북극곰에게는 아주 중요한 쉼터인 셈이지요. 그런데 지구가 따뜻해지면서 빙하가 녹고, 빙하가 녹으면서 얼음 덩어리도 크게 줄어 들고 말았어요.
‘아, 이제 좀 쉬었다 헤엄치고 싶은데…….’
쉬고 싶지만 얼음 덩어리가 나타나지 않으면 계속해서 헤엄쳐야 하지요. 그러다 기운이 다하면 물에 빠져 익사하는 비극적 최후를 맞게 되는 것이지요.
유엔 환경 계획(UNEP)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 30 년 동안 북극 얼음의 12 %가 녹아 없어졌다고 해요. 서울 크기의 몇 배나 되는 빙하가 한꺼번에 떨어져 나가 몇 주 사이에 다 녹아버린 적도 있어요. 얼음이 녹아 없어지는 바람에 지난 10 년간 북극곰은 17 %가 줄었어요.
편히 쉴 곳을 잃은 북극곰들은 어디로 갈까요? 빙하 위가 아니라 육지에 살 곳을 만드는 북극곰의 수가 늘고 있어요. 그나마도 적응하지 못해 동물원으로 실려 가기도 합니다. 따뜻해지는 지구, 지구 온난화가 지금 북극곰을 죽음으로 몰아넣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