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우 어린이 환경캠프 - 태양군 바람돌이 함께 노올자 셋째날

이른 아침부터 두더지네 아이들은 내 손을 이끌고 나무와 풀이 무성한 숙소 앞동산으로 향합니다. 내일이면 집에 간다며 모두들 발걸음이 분주합니다. 어제 미션 탐사에서 알게 된 잣나무에서 떨어진 잣열매를 주워다가 고사리 같은 손으로 직접 까보기도 하고, 두 손에 조심히 담아 방아깨비를 살펴보기도 합니다.


 

이제 제법 자연과 노는 법을 배우고 친해졌습니다. 이처럼 주변을 조금만 둘러보면 금세 찾을 수 있는 자연물을 호기심어린 눈망울로 바라보고 보물찾기처럼 자연물에서 놀이를 찾아낸다면 이것만으로도 우리 어린이들에게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 아닐런지요. ^^

든든하게 아침을 먹고 강당에서는 여러 가지 만들기 프로그램이 진행되었습니다. 페트병을 재활용해 만드는 보틀 보트는 작은 나사를 드라이버로 조이는 섬세함이 필요한 작업인데도 모두 맥가이버 같은 실력을 뽐내며 잘해주었습니다.

 



 

어려워하는 동생들을 도와주는 믿음직한 언니, 오빠들도 많이 보였습니다. 이후에는 치자물을 곱게 들인 자연 종이를 만들어보았습니다. 저마다 개성이 다른 아이들처럼 아이들이 직접 뜬 종이 모양도 제각각입니다. 물에 젖은 종이를 그늘에 잘 말리고 마지막으로 오늘 있을 물놀이를 위해 대나무 물총을 만들어 봅니다. 지금 만드는 물총으로 곧 물싸움을 할 생각에 모두들 누구보다 튼튼하게 만드느라 정신이 없었지요.

 

 


 

 

 

만들기 프로그램이 끝난 후에는 한손에는 대나무 물총, 다른 한손에는 보틀 보트를 들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수영장을 향했습니다. 파란 하늘만큼이나 시원한 물에 첨벙하고 들어가는 순간 대나무 물총싸움이 시작됩니다. 물 밖에서는 비록 선생님, 형들이었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물싸움으로 시원하게 한판 겨룰 수 있습니다. 물싸움을 하는 동안, 신나게 웃으며 모두들 친구가 되었습니다. 물놀이 후에 먹는 옥수수는 또 얼마나 꿀맛이던지요.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고 저녁을 먹은 후엔, 강당에 둘러앉아 에너지 보드게임을 했습니다. 그동안 배운 지식을 동원하여 다함께 게임을 했습니다. 보드게임으로 시간가는 줄 모르던 아이들은 “조금만 시간을 더 주세요.” “더하고 싶어요.” 하며 마지막까지 아쉬워했다는 후문입니다.

 


 

쏘아버린 화살처럼 빠르게 지나간 3일째 마지막 밤은 숙소에 옹기종기 모여 하고 싶은 이야기를 소곤거리며 잠이 들었습니다. 무슨 이야기를 그렇게 재미있게 했을까요. 그동안 재주 많던 우리 두더지네- 어린 동생들을 챙겨주는 모습이 믿음직스러운 맏언니 보경이, 연극, cf를 빛낸 재주 많은 원광이, 웃는 모습이 멋진 만들기 대장 찬이, 똑 부러지는 말솜씨를 가진 수향이, 애교가 많은 새침떼기 소녀 주연이, 부끄럼 많지만 맑고 착한 나영이, 모든 선생님께 사랑받는 예의바른 금영이, 언제나 밝고 씩씩했던 상현이, 수줍음 많은 귀여운 막내 민서. 모두 내일이면 돌아가는 아쉬움은 이곳에 남겨두고, 함께 만든 즐거운 추억만 가지고 집으로 돌아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글 : 3모둠 두더지네 모둠교사 배하연